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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흥동 상록아파트 정자 기둥에 묶여 버려졌던 푸들 | |||
| 글번호 | 61 | 등록일 | 2014-0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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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손예원 | 조회수 | 4387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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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행복이예요. 입양한지는 이년이 아직 안되었지만 언제나 늘 함께였었던 것 처럼 느껴집니다.
처음에 입양하러 갔다가 준수라는 푸들을 만났는데 겁에 질려 덜덜 떠는 아이를 내가 평생 잘 지켜줄수 있을까 확신이 서질 않아 무거운 발걸음으로 혼자 돌아왔었더랬죠. 시간이 제법 흐르고 다시 마음을 굳게 다지고 보호소에 방문했습니다. 준수는 이미 다른 분에게 입양이 되었고 저는 준수와 같은 크기의 거의 흡사하게 생긴 알콩이(현 행복이)를 만났습니다. 행복이를 선택한 이유는요. 크기가 작지 않아서예요. 작고 앙증맞은 강아지들은 비교적 입양이 쉽게 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아파트에 거주하기 때문에 돌보기 수월한 초소형견을 선호하는 것이겠죠. 그래서 인지 토이푸들이 아닌 살가죽에 지방이 1gram도 붙어 있을 것 같지 않은 마른녀석치고도 4kg이상이 나가던 행복이는 입양 순위에서 늘 밀려났던 아이였어요. 둘째는 아픈 아이였기때문이에요. 서혜부잠복고환으로 수술이 필요한 아이였기 때문인지 새로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차가운 철장에서 오랜시간을 외롭게 지내야 했죠. 그래서 였어요. 어쩌면 여기서 내가 이 아이를 선택하지 않으면 다음에 다시 왔을때, 녀석은 사람의 따뜻한 품이 아닌 차가운 수술대에 누워 자의와는 상관없이 영원히 눈을 뜨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것이 저를 결단하게 해주었어요. 쇠빛 철장문을 여는 순간. 품안으로 파고드는 녀석을 도저히 다시 그곳에 가두어 둘 수 없어. 데리고 왔습니다. 갈비뼈가 앙상하게 마르고 폐가 터질 것처럼 거칠게 호흡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도저히 버려졌었다고는 믿을 수 없이 명랑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녀석이라 의아했죠. 하지만 그 사람과 조금이라도 떨어질라치면 발톱에서 피가날 정도로 문을 긁고 그 앞에서 몇분이고 몇시간이고 쉬지않고 뱅글뱅글 도는 모습을 보고 주인에게 가족에게 버려졌던 아픔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아픔이 되었는지 ,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았는지 비로소 저는 실감하고 말았습니다. 지금요? 우리 행복이 살도 많이 쪘구요. 호흡기도 건강해 졌구요. 여전히 사람 좋아하구요. 여전히 혼자있는거 싫어합니다. 근데 제가 말이죠. 저희 가족이 말이죠. 행복이가 오기 이전과 정말 뚜렷하게 달라진 점이 있어요. 많이 웃구요. 많이 대화하구요. 자주 함께 공원에 갑니다. 이 아이가 앞으로 행복했으면 해서 '행복'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요 왜죠? 왜 제가 이렇게 행복해 진 걸까요. 물론 그 과정 중에 힘든일도 많았지요. 분리불안 장애가 심해서 외출도 극도로 삼갔구요. 대소변 훈련도 잘 되는듯 싶더니 혼자가 되면 엉망으로 해버리는 바람에 속이 많이 상했구요.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도 많아 시간, 돈도 제법 들었지요. 그런데요. 그 엄마들이 많이들 하시는 말 있잖아요,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한 일은 아이를 낳은 일이다" 전요. "살면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는 행복이를 입양한 일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전 제가 마음이 이렇게 충만해 질 줄은 몰랐습니다. 영원히 비어있을 것 같았던 작지만 어둠고 습하던 방 하나가 어느새 따사로운 햇살이 들어 뽀송뽀송해지고 뻐근해질 정도로 가득차 있더라구요. 저는 이 아이 입양할때 백번도 넘게 보호소 홈페이지에 들렀구요. 몇날 몇일 몇달 몇년을 고민했어요. 전남대에 있을때부터 방문했었지만 아이들 목욕만시키고 돌아오는 날이 여러번이었습니다. 입양을 고민하시는 분들. 고민하세요. 또 고민하세요. 이 일은 무서운 책임감을 요하는 일입니다. 하나의 '생'이 달린 문제이니까요. 하지만 너무 늦어져 당신의 소중한 인연이 차가운 바늘에 찔려 슬프게 그리고 조용히 세상을 떠나는 일이 없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누려야할 행운이 지나치게 늦춰지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추신: 정자기둥에 행복이를 묶어두고 홀연히 떠나버린 이xx야!! 니가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었는지 내 머리로는 심장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새끼때는 이뻐서 키우다가 다 커버리니까 갔다 버리는 파렴치한 x! 행복이가 보호소 입소했을때의 추정나이가 딱 한살이었어. 개가 장난감이니!! 이 아이는 아직도 그 어떤 정자 곁을 지날때면 재빠르던 발걸음을 천천히 재겨딛으며 괴로운 기억과 싸운다. 너에게 온갖 쌍스러운 욕을 다 갈겨주고 싶지만,,,넌 그럴 가치도 없다. 다시는 개든 고양이든, 단 한마디의 햄스터도 키울 생각은 말아라. 그리고 행복이 처음 발견하시고 소방서에 맡겨주신 분. 참 고맙습니다. 당신이 소중한 만남을 이어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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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경 (2016-10-28 00:00) | 삭제 |
| 지나가다가글 남겨요 . 행복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글로 느껴집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면서도 무거워지는 길이네요.. | |